녹내장은 황반변성, 당뇨망막증과 함께 3대 실명원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특히 녹내장은 말기에 이르기 전까지 별다른 자각 증상이 없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기 쉽고 증상을 자각하기 시작했을 때는 이미 치료가 힘든 경우가 많아 소리 없는 시력 도둑이라고 불립니다. 분당 서울대병원에서 발간한 녹내장 자료와 [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녹내장 가이드북(김창식 지음)]을 참고하여 녹내장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녹내장이란 어떤 질환인가?
녹내장은 눈으로 받아들인 빛을 뇌로 전달하는 시신경에 이상이 생겨 그 결과로 시야결손이 생기는 질환입니다. 치료를 받지 않고 방치할 경우 시야결손이 점차 커져서 심한 경우 실명에 이를 수 있습니다.
안구 안에는 방수라고 하는 물의 흐름이 있는데 이 방수가 정상적으로 흘러가지 못하고 안구 내에 축적이 되면 안압이 높아지고 높아진 안압 때문에 시신경에 손상이 유발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안압이 정상 수준임에도 하루 중 안압의 변동폭이 크거나 시신경으로 가는 혈액순환에 문제가 있을 경우 또는 시신경 구조의 약화 등의 원인으로도 녹내장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녹내장의 증상
대부분의 녹내장은 서서히 진행이 되기 때문에 녹내장이 많이 진행되어 중심시야가 손상되기 전까지 아무런 증상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녹내장이 진행되면 주변 시야에 검은 부분이 생기며 이 때문에 물체들이 잘 안 보이거나 명확하게 보이지 않게 됩니다. 이처럼 녹내장이 진행되더라도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정기적인 검사가 매우 중요합니다.
녹내장 환자의 대부분은 만성 녹내장으로 시야결손이 점차 진행되어 말기에 이르면 주변 시야가 좁아져 중심부만 보이게 됩니다. 이 때문에 길을 걷다가 자주 부딪히거나 넘어지고 운전도 어려워지게 됩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더 진행이 되면 결국 실명에 이르게 됩니다.
급성녹내장의 경우에는 눈에 갑작스러운 통증이 있고 충혈과 함께 두통과 구토가 나타나며 시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회복이 되면 통증과 구토는 사라지지만 시야결손은 남아 있게 되고 회복이 늦을수록 시야결손의 정도가 심하게 됩니다.
녹내장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경우
1. 안압이 높은 경우
2. 40세 이상
3. 녹내장 가족력이 있는 경우
4. 당뇨병, 저혈압, 고혈압, 심혈관질환 등의 전신 질환
5. 근시(개방각 녹내장), 원시(폐쇄각 녹내장)
6. 기타 안과 질환 (당뇨망막병증, 망막혈관폐쇄 등)
7. 스테로이드 약물 사용
8. 눈의 외상
녹내장 진단법
녹내장은 말기에 이르기까지 증상을 인지하지 못하고 한번 손상된 시신경은 회복이 되지 않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사로 조기에 진단하고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녹내장으로 인한 실명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녹내장으로 진단이 된다면 앞으로 평생 치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현재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앞으로의 치료 방향을 정하기 위해 정밀한 검사가 필요합니다.
▶ 안압검사 : 눈의 압력을 측정하는 검사로 시신경을 손상시키지 않을 정도의 안압이 유지되는지 지속적으로 검사해야 합니다. 정상 안압은 10~20mmHg로 알려져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안압이 높이 않으면서 녹내장이 발생하는 정상안압녹내장이 가장 흔하기 때문에 다른 검사들을 추가로 시행해야 합니다.
▶ 시신경유두함몰비 검사 : 시신경 유두의 모양, 넓이의 변화 등을 검안경이 세극등검사, 안저사진촬영 등을 통해 관찰합니다. 검사는 진료실에서 간단한 기구를 통해 눈 안을 들여다 봄으로써 관찰이 되고 이 검사로 시신경 손상의 증후를 확인합니다.
▶ 시야검사 : 시야의 손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로 녹내장으로 진단이 되면 이후에 정기적으로 실시하게 됩니다. 어두운 암실에서 이마와 턱을 고정한 상태로 정면의 한 점을 보고 있다가 작은 빛이 불규칙적으로 여기저기 눈 앞에 나타나면 빛을 보았다고 생각되었을 때 버튼을 누르면 되는 검사입니다. 이때 눈을 움직이지 않은 채 검사를 진행해야 하는데 본능적으로 눈이 움직이다 보니 검사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합니다.
▶ OCT (빛간섭단층촬영) : 시신경 유두, 신경섬유층의 단층분석 횡단면을 이미지로 나타내어 망막 신경섬유층의 두께를 측정할 수 있고 전체적인 병의 진행을 좀 더 포괄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정밀검사입니다. 검사는 이마와 턱을 기대고 눈앞에 켜 놓은 불빛을 바라보고 있으면 레이저 빛으로 시신경 주위를 스캔하여 두께를 측정하게 되며 통증도 없고 몇 초 걸리지 않는 짧은 검사입니다.
녹내장의 치료가능 여부
녹내장은 일단 발병하면 완치가 가능한 병이 아닙니다. 하지만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를 시작하면 실명으로 진행할 위험은 낮출 수 있습니다. 시신경이 손상되는 속도를 늦추기 위해 적정 안압으로 안압을 낮추고 이를 유지해 주어야만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주로 점안제로 치료를 받게 됩니다. 이때 안약은 눈 안으로 생성되는 방수의 양을 줄이거나 방수가 눈 밖으로 나가는 배출을 도와 안압을 내려줌으로써 시신경을 보호해 줍니다. 하지만 안약으로 안압이 충분하게 떨어지지 않거나 안압이 감소되었으나 녹내장이 계속해서 악화될 경우 레이저나 수술적 방법을 이용하여 안압을 낮출 수도 있습니다. 녹내장의 약물치료는 일생동안 지속되어야 하며 증상을 느낄 수 없다고 안약을 임의로 끊게 되면 다시 증상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녹내장의 증상은 환자마다 모두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전문의의 진단과 검사를 통해 적절한 치료 방법을 찾아야 하며 치료 시작 이후에도 안압검사, 시신경검사, 시야검사 등을 정기적으로 진행하여 검사결과에 따라 치료방법을 조정해야 합니다.
올바른 안약 사용 방법
* 손을 깨끗하게 씻고 아래 눈꺼풀을 당깁니다.
* 고개를 뒤로 젖히고 안약병 입구가 눈에 닿지 않도록 주의하며 한방울 떨어트립니다.
* 점안 후 눈을 감고 눈과 코 사이의 눈물점을 1분 정도 살짝 눌러 주면 좋습니다. 그런데 이때 눈꺼풀 안쪽을 눌러야 하지만 만약 눈이 함께 눌리면 안압이 오히려 오를 수 있어 좋지 않습니다. 눈을 피해 눈 바로 옆에서 코뼈 쪽으로 지그시 눌러 주는 것이 좋고 만약 제대로 누르는 것이 어렵다면 차라리 눈을 깜빡거리지 말고 2~3분간 살짝 감고 있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 2가지 이상의 안약을 넣을 때에는 약 10분 정도의 간격을 두고 넣어줍니다.
* 녹내장 안약은 충혈, 따가움, 가려움, 졸음 또는 눈 주위 피부가 검게 변하거나 속눈썹이 길어지는 등 다양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부작용이 심할 경우 의사와 상의하여 다른 약으로 교체가 가능합니다.
녹내장 환자가 일상생활 속에서 주의할 점
1. 담배를 끊습니다.
2. 술을 줄입니다.
3. 물구나무서기처럼 눈이 심장 아래에 위치하여 머리로 피가 몰리는 동작과 무거운 역기 들기, 트럼펫 불기, 타이트하게 넥타이 매기와 같은 행동은 복압이 올라가 안압을 올릴 수 있으 피해야 합니다. 하지만 적당한 운동은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어 녹내장 환자에게도 적극 권장됩니다.
4. 매일 일정한 시간에 안약을 넣어야 하고 정기검사를 절대 빠지지 않습니다.
5. 급성 녹내장의 위험이 있는 경우 고개를 숙인 자세로 장시간 독서나 스마트폰 사용 등 작업은 피합니다.
녹내장에 좋은 음식
일반적으로 혈액순환에 좋은 음식들이 녹내장에도 좋습니다. 또 항산화 기능을 가지고 있는 야채나 과일의 섭취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특정 음식이나 추출액이 녹내장을 예방하거나 진행을 늦추는데 효과적이라는 명확한 근거는 아직 없습니다. (참고로 분당 서울대병원 안과에서는 은행잎추출물과 빌베리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녹내장은 평소에 아무런 증상을 느낄 수 없기 때문에 조기 진단의 기회를 놓치기가 쉬우며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시작하지 못할 경우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는 무서운 병입니다. 40세 이상이라면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아보시길 적극 권장합니다.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저 또한 2년 전에 녹내장 진단을 받고 현재 치료 중입니다. 녹내장 진단을 받고 가장 후회스러웠던 점이 좀 더 일찍 검사를 받아보지 않은 것입니다. 우리나라 녹내장 환자의 대부분은 정상안압 녹내장이기 때문에 안과에서 실시하는 안압검사만으로는 녹내장을 확인할 수 없습니다. 증상이 없더라도 반드시 시신경 검사까지 함께 진행하여서 질병 여부를 조기에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만약 녹내장이 초기에 발견이 된다면 평생 안약을 넣어야 하는 불편함은 있지만 그렇더라도 실명이 될 위험성은 매우 낮아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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